야성숯불가든
영덕군 우곡리에 있는 숯불구이 집이지만 고기와 함께 내놓은 시레기된장을 먹어본 공무원들이 아침, 점심에도 시레기된장을 판매해달라고 하여 이후 청국장, 된장찌개, 돌솥정식 등의 메뉴가 불티나게 팔리게 되었다. 옛날에 담궈 놓은 된장이 깊고 진한 맛을 낸다. 고기구이를 시키면 쌈채소를 비롯하여 몇 가지 반찬이 나온다. 제육볶음도 맛있다. 갈비살, 등심불고기, 쌈밥, 소갈비 등의 메뉴가 있다. 모텔도 같이 경영한다.
마지막 수정일 2022-12-25 20:00:17
탐방기
<야성숯불가든>
엄마 손맛 그대로, 시레기된장
7번국도를 운전하는 길은 언제나 행복하다. 특히 10월의 한적한 바닷길을 보고 달리는 풍경은 누구나 쉬이 잊지 못할 것이다. 7번국도를 타고 덕곡교차로에서 영덕 방면으로 방향을 틀어, 영덕군청 쪽으로 조금 더 가다 보면 영덕읍사무소(행정복지센터)가 보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는 건물이 바로 오늘의 목적지, ‘야성숯불가든’이다.
<야성숯불가든 외관 전경>
이 식당은 야성모텔건물 1층에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 가보는 사람들은 모텔과 연계된 식당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식당이 모텔에 숙박하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님은 단번에 알 수 있다. 먼저 주위가 확 트인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는 다른 숙박업들이 전혀 자리하고 있지 않은 점, 식당 뒤편에 개천을 하나 건너면 조용한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 근처에 KT영덕 지사와 영덕군청, 영덕읍사무소, 영덕군민회관 등의 관공서가 많다는 점은 ‘야성숯불가든’이 단순히 관광객(숙박객)을 위한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쉽게 끼니를 채우는 곳이나, 직장인들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식당임을 알게 한다.
사실 직장인들의 입맛은 여간해서 충족시키기 어렵다. 엄마밥, 집밥을 먹고 싶은 직장인들, 아침을 거르고 첫 끼로 먹는 밥이라면 점심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질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식당들을 뚫고 선택되는 곳은 정말 ‘맛’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식당이 바로 ‘야성숯불가든’이다. 가든이라고 해서, “고기 파는 집 아니야?”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식당의 별미는 바로 시레기된장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고,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시레기된장이 아니던가.
<식당 바로 옆편에 개천을 건너면 조용한 마을과 아파트, 근처에는 군민회관 등 관공서를 볼 수 있다>
식당을 찾은 날은 날이 조금은 선선해서 마치 비가 쏟아질 것 같은 금요일 오후. 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전날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찾아가도 되겠냐고 묻자, 그 시간엔 절대 불가하다고 알려왔다. 사장님 왈, 아침때가 가장 바쁘다는 거였다. 아침에 장을 보러 가서 바쁘신가? 고기를 구워 먹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얼마나 바쁘길래 ‘절대’ 와서는 안 된다는 말을 여러 번 하셨을까? 궁금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들어섰다. 아, 그런데 들어서자마자, 바쁨의 정체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꽤 큰 건물의 한 층을 식당으로 다 쓰고 있으니, 식당의 테이블도 당연히 많았는데, 우리 일행이 앉을 만한 테이블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테이블 위에는 마치 한바탕 전쟁이 휩쓸고 간 것처럼 빈 접시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식당의 내부구조가 오픈된 구조가 아니라, 미닫이문으로 구성된 방들 안에 테이블들이 4~5개 놓여있고, 또 그 맞은편에도 칸막이 방으로 되어 있어서, 우리는 깨끗한 테이블을 찾기 위해 이 방 저 방을 휘젓고 다녔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단 한군데도 식사를 하지 않은 테이블이 없었다. 이모들은 점심식사를 마친 뒷자리를 치운다고 정신이 없어보였다. ‘조금 더 늦은 시간에 올 걸 그랬나?’라고 생각할 때쯤, 이모님이 여기 앉으라며 테이블을 치워주셨다. 슬쩍 “단체 손님이 오셨다 갔나 봐요”하고 물어보니, 이모님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단체 아니고 근처 회사 직원들”이라고 특유의 경북 사투리로 한마디 던지시고, 후딱 그릇들을 챙겨나가셨다. 단체손님이 아닌데,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온단 말인가? 얼마나 맛집이기에? 그렇다면 아침에도 이 정도의 손님들이 몰리는 걸까? 하고픈 질문들이 많았지만 아직 음식을 먹기 전이 아니던가. 이 식당의 시그니쳐, ‘시레기된장’을 하나 시키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식당 내부>
가지, 콩나물, 오이소박이, 시금치, 멸치, 기본찬은 10가지로 모두 남길 게 없을 정도로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그리고 밑반찬들은 시레기된장에 밥을 비벼먹으면 좋아 보이는 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역시나 큰 대접을 준비해주는 센스. 밑반찬들과 시레기된장을 두 어 숟가락 퍼서 밥을 비비 먹으니 구수함이 입 안 가득 향이 확 퍼진다. 엄마가 집에서 해주는 따듯한 밥 한 끼. 밖에서 먹은 밥은 배가 금방 꺼진다고 하는데, 이 식당의 밥은 저녁까지 문제없이 든든할 것 같았다.
<시레기 된장과 정갈한 반찬들>
식사를 마치자 사장님께서 즉석 인터뷰를 해주셨다. 이미 인터뷰를 많이 해본 노련한 솜씨를 자랑하는 사장님은 묻지도 않았는데, 묻고 싶은 질문의 대답들을 척척 내놓았다. 먼저 모든 재료가 사장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한다. 쌀이나 고추, 마늘 같은 경우는 직접 농사를 짓는 곳에서 물건을 보고 좋은 상품으로 가져온다고 하시고, 장 같은 건 여전히 직접 담근다고 자랑하신다. 일선에서 물러나시고 이제는 아들 분이 장사를 하지만 음식만은 사장님께서 손수 재료를 다듬고 확인을 하시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시레기된장은 말린 무청을 삶아서 된장, 마늘, 고춧가루를 넣어 무친 후 멸치육수를 부어 끓인다고 하시는데, 그 맛을 먼저 인정한 건 근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라며 가게의 내력을 설명해주셨다.
원래 이 식당의 이름이 ‘야성숯불가든’으로 고기집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메뉴판만 보아도 식당은 고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시레기된장이 메인메뉴인 이유는 바로 인근 공무원들의 건의 때문이었다고 한다. 고기를 시키면서 함께 내놓은 시레기된장을 먹어본 공무원들이 아침이나 점심에도 시레기된장을 판매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이후 청국장이나 된장찌개, 돌솥정식 등의 메뉴가 점심시간에 불티나게 판매되었다고 하신다. 직접 담그는 장으로 만든 음식이니 직장인들에게 정겨운 엄마의 맛을 불러일으켰던 건 아닐까. 직장인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참, 밥을 먹고 나면 후식으로 나오는 식혜(단술) 한 잔까지 빼놓지 않고 마시길 권한다. 달지 않으면서도 입에 착 감겨서 한 잔 너끈히 마실 수 있다.
업체정보
대표메뉴
시래기 정식, 한우갈빗살, 꽅등심, 한우불고기
전화번호
054-733-3993
운영시간
09:00 - 22:00
지도
주소:36438 경북 영덕군 영덕읍 우곡길 59
주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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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시골
들깨가 듬뿍 풀어진 칼국수에 한층 고소함을 더할 깨와 김가루가 면 위에 소복이 올라 있는 손칼국수.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는 시간이 약 20분 가량 소요되니, 기다리는 사이 직접 알알이 빚은 만두 한 입 먹고 허기를 달래보자. 점심에만 운영하고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으니 미리 예약을 하고 찾는다면 헛걸음하지 않고 이 고소한 칼국수를 음미할 수 있으리라.
2022-12-29 21:07:32 -
옥토버21
다양한 제빵 제과의 인테리어와 향기가 별천지에 온 듯 기분을 좋게 만든다. 오후 1시쯤 가면 빵 종류가 제일 많다. 스트레스를 날려줄 달콤한 간식으로 다양한 종류의 러스크와 머랭쿠키, 마들렌이 있고, 요즘 유행하는 소금빵이 카페의 베스트 메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빨미까레, 크로와상, 소세지빵, 우유모닝빵, 프레첼, 고구마크림 빵, 퀸아망, 몽블랑, 에그 샌드위치, 양파 빵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빵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며 선을 보인다. 음료는 커피와 라떼, 에이드, 차 종류를 판매한다. 모든 가격의 표준을 점쳐 볼 수 있는 아메리카노 레귤러는 2,800원. 라지는 3,500원이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가격이 착하다.
2022-12-30 14:03:53 -
수석분식
보리밥정식, 추어탕 맛집. 분식집이라고 씌여 있는 상호와는 달리 넓은 정원에 수석과 분재가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곳이다. 직접 담그는 고추장에 보리밥을 비벼먹는 맛이 그만이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 맛도 좋다. 실외 정자 4석이 있어 운치를 즐길 수 있다.
2022-12-29 23:19:24 -
해동회초밥
반반 조합이 가능한 초밥류. 세트메뉴의 구색 맞추기가 아닌 어엿한 단품 메뉴 수준의 존재감을 가진 음식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재료를 사입하고 당일 재료는 당일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식재료에 깐깐한 영덕 초밥 맛집이다.
2022-12-29 20:5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