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산장
보통 토종닭이라 하면 쫄깃한 육질을 따지지, 부드러움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팔각산장의 토종닭백숙은 입에 착 감기면서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조미료 맛이라고는 없는 담백한 국물 맛은 단연 일품. 옥계계곡과 맞닿아 있는 곳이라 여름에 찾으면 입 뿐만 아니라 눈또한 즐겁다.
마지막 수정일 2022-12-29 20:57:07
탐방기
팔각산장
자연과 함께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공간
팔각산장.
식당의 이름만 들어도 뭔가 범상치 않다. 영덕 지도를 살펴보니 팔각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해 있다. 팔각산은 산성계곡과 옥계계곡이 유명하다는데, 팔각산장은 옥계계곡과 맞닿아 있는 곳이었다.
<팔각산장 가는 길>
소설가 길남 씨는 강구항으로 향하는 동해대로에서 강산로로 꺾어 팔각산 방면으로 향한다. 길은 완연한 가을길이다.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니 일요일 오전의 서늘한 산바람이 들어와 벗은 점퍼를 입게 만든다. 산언덕을 하나 넘자 흥기리라는 지명이 나온다. 운전을 하던 강군이 “이야아, 산등성이가 병풍이 됐는데요?” 라며 펼쳐진 정경을 손가락질 한다. 언덕을 넘어 팔각산로로 접어들자 이번에는 하천이 벼랑을 끼고 펼쳐지는데,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늦가을의 감나무엔 감이 익어가고, 간간히 나오는 사과나무의 사과도 붉은 색이 영롱하다.
“이런 길로 다니면 절로 힐링이 되겠어요!”
“이미 힐링을 하고 있으면서 뭘….”
현재 향하고 있는 팔각산장에 예약해 놓은 음식은 닭백숙. 일반적인 몸보신의 대표음식이다. 하지만 식당에 도착하기도 전에 힐링이 되는 이런 황당한 방문길이라니! 미소가 절로 난다.
<팔각산장 외부 전경>
드디어 도착한 팔각산장은 옥계계곡이 펼쳐지고, 팔각산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등산길과 하산길에 접해있는 곳이다. 백숙, 파전, 촌두부, 도토리묵 등 산장에 어울리는 메뉴를 가지고 있으며, 아담한 펜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외부의 메뉴안내와 외부 전경 등산로 입구>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이 있다. 입구부터 등장하는 장승, 돌을 쌓아올린 석탑, 등산로와 접한 광장도 그렇고 팔각산장 마당에도 범상치 않은 시비와 조각상 또는 장식물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이곳에 들어온 게 2004년이니까 20년이 거의 다 돼가죠. 여기가 회장님 고향이에요. 저기 장식물이나 저런 것도 전부 그이가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다듬고 만들어 설치한 거예요.”
소설가와 강군을 맞이한 분은 팔각산장을 직접 운영하는 여사장님이다.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시는데, 팔각산장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사람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다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다.
“이곳 앞에 옥계37경 중 하나인 학소대가 있구요. 이곳에 흐르는 옥계계곡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태극문양으로 흐르고 있다 해요.”
뒤로는 팔각산의 전경이, 뒤로는 옥계계곡이…. 이곳이 바로 진정한 배산임수의 장소이다.
자, 풍경과 자연을 흠뻑 감상했으니 이제 팔각산장의 맛을 음미할 때이다.
오늘 맛볼 메뉴는 토종닭백숙이다. 모든 재료는 국산으로 반찬 하나하나가 양념이 강하지 않고 정갈하다. 김치, 고추된장무침, 채나물, 마늘장아찌, 무간장장아찌, 도라지명태무침 등 소박한 찬들이 차려지는데, 토종닭백숙이란 헤비급 메뉴에 비추면 너무 과하지 않아서 좋다.
<토종닭백숙>
<메뉴판과 닭백숙 한상>
<토종닭백숙 한상>
백숙이 등장하는데 이곳에서 자란 토종닭이란 설명이다. 일단 강군과 소설가는 닭다리부터 잡고 본다. 싸악, 하고 살결이 묻어나오는 것이 벌써 군침이 솟아나온다. 보통 토종닭이라 하면 쫄깃한 육질을 따지지, 부드러움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법. 그런데 팔각산장의 토종닭백숙은 입에 착 감기면서 스르르 녹는 느낌이다. 거기에 고추된장무침을 하나 입에 넣으니…, 묵직하고 고소하게 깔린 백숙의 육즙 위에서 구수한 된장의 간이 균형을 맞춘다. 순간 아삭한 고추의 식감이 뜻밖의 불꽃놀이가 되어 파바방! 하고 터져 나오자 소설가 길남 씨의 눈이 커진다.
“이거, 오는 풍경만 명품이 아니네. 눈앞에 있는 음식이 진짜 힐링 명품이구만!”
<백숙 닭다리 >
운전하는 강군에게는 미안하지만 영덕을 대표한다는 울금 막걸리의 맛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장님이 띄워주신 국화꽃이 앙증맞다. 샛노란 막걸리 한잔이 목구멍으로 꿀꺽 넘어가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영덕 특산 울금 막걸리>
이제 남은 건 전쟁이다. 맛의 향연에 도리어 두 사람의 대화는 사라진 지 오래! 어느 사이에 토종닭이 사라지고 남은 국물을 음미하는 시간.
“와아, 조미료 일도 없는 이런 담백한 맛은 전라도 부여 갔을 때 먹었던 갈비탕 이후 처음인데요?”
강군과 길남 씨가 인생 맛집으로 기억하는 10년 전 부여의 갈비탕집이 거론됐다. 두 사람의 대화에선 그야말로 최대의 찬사인 셈. 뒤에 나오는 죽까지 싹싹 긁어먹자 사장님이 슬며시 가져다 놓은 군고구마가 눈에 띈다. 친절한 배려가 감사하다. 그런데 디저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식사를 마치고 밖에서 인사를 드리는데 옆방 손님이 가져왔다며 홍시 두 개를 건네신다. 배가 아무리 불러도 또 들어갈 구석이 있다. 하물며 팔각산의 기운 가득한 홍시라니!
두 사람은 주변을 다시 살펴보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신다. 꼼꼼히 살펴보니 또 못 본 볼거리가 가득하다.
“저기 저 탑같이 생긴 조형물 보이시죠? 저게 뭘 쌓은 거 같아요?”
<팔각산장 내부>
사장님의 말에 가만히 살펴보니 탑을 구성한 건 다름 아닌 다듬이 돌이다. 다듬이 돌 수십, 아니 수백 개가 탑을 이루고 있다. 놀랍다.
“여기는 여름에 오면 훨씬 좋아요. 옥계계곡에 물이 차면 정말 장관이거든요.”
여름뿐이겠는가? 풍경을 살피면 사계절이 모두 눈부신 공간이 아닐까 싶다. 아아, 볼거리와 먹거리가 막혔던 가슴을 뻥 뚫어주었던 힐링의 공간, 팔각산장.
영덕을 찾는 여러분께 강력 추천드리는 힐링의 장소이다.
< 팔각산장 다듬이돌 탑과 팔각산장 등산로 안내도>
업체정보
대표메뉴
토종닭백숙, 토종닭도리탕
전화번호
054-732-3920
휴무일
연중무휴
지도
주소:36457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산로 145
주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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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추어탕
경상도 쪽 해변에선 고등어를 삶아 그 살을 추려낸 고등어 추어탕도 추어탕의 계열에 포함시키곤 한다. 색깔이 불그스름한 것이 맑은 시래기 쪽이 아니라 약간 전라도식의 느낌이다.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반찬에서 느꼈던 슴슴하고 딱 맞는 간이 통일되게 느껴져 온다. 감자가 들어가서인지 전분을 탄 듯 걸쭉한 국물이 일품이다. 시래기와 고등어 살이 식감 좋게 씹히며 얼큰한 열기가 몸을 감싼다. '고등어 추어탕' 맛집인데, 주메뉴 외에 멸치젓갈, 김치, 콩잎절임, 양파장아찌, 멸치볶음, 계란찜, 야채샐러드, 촌두부 같은 반찬이 하나같이 간이 딱딱 맞아서 계속 손이 간다.
2022-12-30 07:47:54 -
탐라식당
작은 가자미, 미주구리회가 유명한 횟집입니다. 드라마 식객에 출연한 배우들을 비롯해 여러 연예인들의 사진과 사인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곳이지요. 미주구리는 회국수 식으로 즐길 수도 있는데 살얼음 양념과 함께 비벼서 시원하게 먹는 맛이 별미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란 성게알을 야채와 밥에 비벼먹는 성게알비빔밥도 이색 메뉴지요. 영덕의 유명한 대게찜도 대게철이면 많이 찾는 메뉴라고 합니다
2022-12-29 21:13:42 -
영덕 블루로드 A코스
빛과 바람의 길 ; 강구대교에서 해맞이공원까지 18.7km , 강구항 / 해맞이캠핑장 / 신재생에너지전시관 / 풍력발전단지
2022-12-29 23:46:59 -
삼사해상공원
1988년부터 개발된 종합 유원지이다. 9m 높이의 인공폭포를 비롯하여 20m/t 급의 천연 공장매화석, 기둥분수와 연못, 이북 5도민의 망향을 달래기 위해 1955년에 세운 망향탑
2022-12-30 07:3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