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회초밥
반반 조합이 가능한 초밥류. 세트메뉴의 구색 맞추기가 아닌 어엿한 단품 메뉴 수준의 존재감을 가진 음식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재료를 사입하고 당일 재료는 당일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식재료에 깐깐한 영덕 초밥 맛집이다.
마지막 수정일 2022-12-29 20:50:17
탐방기
해동회초밥
이 작은 친구들의 힘을 믿어봐
가을볕이 유난한 시월의 대낮이었다. 영덕역에서 영덕대교 방향 큰길을 따라 5분쯤 걷자, 영덕제일교회 맞은편으로 <해동회초밥> 옥외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목적지에 당도했으니 응당 기뻐해야겠지만, 주차공간으로 마련한 넉넉한 가게 앞마당에서 조금 서성였다. 기지개를 펴자, 볕이 손끝 발끝으로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자, 준비 완료!’
<해동회초밥 옥외간판>
<식당 외관, 널찍한 주차공간이 눈에 띈다>
이만하면 영덕읍이 자랑하는 업소라는 증거?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겐 대낮에, 그것도 오로지 초밥을 먹기 위한 행차라는 사실이 대단한 호사처럼 느껴졌다. 메뉴판을 무슨 법전이나 되는 양, 골똘히 읽으면서도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웃음이 자꾸만 비집고 나왔다. 아. 그렇다고 마냥 이 가게까지 사랑하기로 다짐을 했다거나 경계심을 풀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이럴수록 음식에 대한 기준이랄까, 기대치는 쉬 채우기 어려운 법. 호감이 트집으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러니 주방에 계신 이들은 긴장을 늦추지 마시라!
<오픈된 부엌에서 많은 이들이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는 초밥집과 잘 어울린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만드는 초밥>
우리는 특초밥세트를 한 사람당 하나씩, 참치초밥과 생새우초밥을 반반 섞은 조합을 하나 더 주문했다. 초밥류 가운데 양념치킨 반, 후라이드 반처럼 얼마든지 다양한 반반 조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뱃구레만 크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볼만 하겠다 싶었다.
<초밥류는 반반 조합이 가능하다>
상에 먼저 오른 것은 샐러드와 초생강, 락교, 통조림 파인애플이었다. 세트를 함께 이루고 있는 국물이 있기 때문인지 으레 초밥집에서 볼 수 있는 미소된장국은 나오지 않았다. 자, 가격과 구성을 보면 14ps(광어, 강도다리우럭, 밀치[국내산], 낙지, 민물장어, 점성어[중국산], 참치, 연어, 계란)에 우동(냉모밀과 택일)을 포함한 특초밥세트가 17,000원이었다. 이만하면 확실히 비싸다 볼 수 없지 않은가하는 격한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환영하는 마음만큼이나 초밥이라는 음식이 아무리 가심비 따져도 서민들의 가벼운 점심 한 끼로 맞춤한 메뉴라고는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완전히 떨쳐지진 않았다. 하긴, 물가라는 것이 단군 이래 내린 적이 있었나. 요즘 세상에 어디 국밥 한 그릇 먹으려 해도 만 원 안 하는 집이 있는가 말이다. 자, 시끄러운 사념을 물리치고, 어서 한 입 넣자!
‘작고 귀여운 친구들이여, 백 개, 이백 개라도 먹어주마!’
<특초밥세트, 여기에 우동과 냉모밀을 더하여 17,000원이다 >
<고심 끝에 고른 생새우초밥과 참치초밥 반반!>
<둘이서 이걸 다? 다 모아보니 테이블이 꽉 찬다!>
즐거운 폭식의 행진은 광어와 점성어 같은 흰 살 생선으로부터 출발했다. 사람 마음이 끝이 없긴 한 모양인지 가자미나 부시리, 도미, 방어 같은 다양함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웠다. 하긴, 그렇게 구성할라치면 가격대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겠지. 그럴 땐 든든하게 6ps씩 대기 중인 생새우와 참치로 눈을 돌리면 된다. 특히, 우유 빛깔에 점점이 박힌 선홍빛 참치뱃살의 풍부한 기름기와 고소함은 먹는 이를 서운할 새 없이 만들었다. 한치와 낙지까지 비우면서 중간에 우동과 냉모밀까지 부지런히 젓가락을 놀렸다. 보통의 초밥집에서 세트에 달려 나온 면이라면 말 그대로 구색에 불과한 경우가 많지 않나. 제품 특유의 싸구려 국물 맛이 강하다거나… 그런데, <해동회초밥>의 면들은 어엿한 단품 메뉴 수준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중간 중간 우동으로 뱃속을 데우는 것도 빠뜨리면 섭섭하지!>
참 먹보들이란 이것 먹으면서 다음에 먹을 걸 고민한다더니 내가 딱 그랬다. 입 안 그득 채운 초밥들을 우적우적 씹으면서 연어와 장어 중에 무엇을 먼저 집을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침착하자.’
서두르는 마음을 달래며, 마무리를 장식할 계란초밥 바로 앞에 배치해 어울릴 것이 무엇일까, 역순으로 라인업을 정리하고는 다시 비장하게 젓가락을 들었다.
가만, 이 집은 초밥집마다 가게 입구에 보이기 마련인 수조를 볼 수 없었다. 이는 매일 식자재를 들여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궁금해서 물어보니,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사입하고 당일 재료는 당일 소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당연히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게를 열지만(오후3-4시 브레이크 타임, 매주 일요일 휴무), 재료 소진으로 인한 마감을 주의해 찾아야할 것 같았다. 그렇담 재료는 어디에서 공수할까? 냉동은 부산 자갈치에서 들여오고, 생물은 인근 울진에서 들여온다고 했다.
필자도 고급 오마카세보다 마트초밥과 더 친연하기에 초밥의 치읓이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깜냥은 못되지만, 단순히 이 가게를 가성비 초밥집이라 일축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 까닭을 포장해서까지 탐구해볼 생각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운전대 잡을 일만 없었어도 아마 가게에 발을 들이자마자 찬 맥주부터 주문해 들이키지 않았으랴. 한참 전부터 맥주 한 잔 생각이 간절해 아쉬운 대로 궁둥이를 떼기 전에 특초밥 한 세트 포장을 부탁한 것이었다.
‘질리지 않느냐고?’
그럴 리가! 식도를 타고 흘러들어오는 차가운 맥주 한 모금과 함께하면 이 녀석들은 전혀 다른 얼굴이 되거든. 우리네 방전된 배터리와 같은 일상에 완충이 필요하다고? 이 작은 친구들의 힘을 한 번 믿어보자.
<포장하면 우동 대신 2ps가 더 있고, 된장국이 따라 나온다
야무지게 샐러드까지 빠뜨리지 말자!>
<원산지 표시>
업체정보
대표메뉴
초밥
전화번호
054-733-9406
운영시간
오전11시반 - 오후8시 (재료준비시간 오후3시 - 4시) 재료소진 시 마감
휴무일
매주 일요일
지도
주소:36426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로 130
주변정보
-
남일가든
약수로 지은 영양만점 돌솥밥으로 몸과 마음을 채우다. 남일가든에서는 약수로 지은 돌솥밥의 특별한 맛을 볼 수 있다. 약수로 지은 돌솥밥은 밥 색깔이 파르스름하고 윤기가 흐른다. 일반미로 밥을 지어도 찹쌀로 지은 밥처럼 찰지고 반찬 없이 먹어도 맛있다. 여러 가지 보양재료를 얹어 쪄낸 돌솥밥은 구수한 맛이 일품이며 맛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 반찬으로 나오는 생선구이를 한 점 얹어 먹으면 그 맛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무엇보다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긁어먹는 맛도 빼놓지 않아야 할 별미 중 하나이며, 남은 누룽지에 쌀뜨물을 부어 먹는 담백하고 구수한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 40년 전 식육점부터 시작하신 사장님의 고기 보는 내공이 보통이 아니시다. 그냥 1등급이 아닌 '한우 투뿔'을 쓰신다. 운영된지 22년 된 남일가든이 오래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그건 반찬 재료는 모두 뒷마당의 텃밭과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해 쓰실 정도로 더 좋은 재료를 쓰기 위해 항상 노력하기 때문이다.
2022-12-29 21:46:28 -
풍경시골
들깨가 듬뿍 풀어진 칼국수에 한층 고소함을 더할 깨와 김가루가 면 위에 소복이 올라 있는 손칼국수. 주문과 동시에 면을 뽑는 시간이 약 20분 가량 소요되니, 기다리는 사이 직접 알알이 빚은 만두 한 입 먹고 허기를 달래보자. 점심에만 운영하고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으니 미리 예약을 하고 찾는다면 헛걸음하지 않고 이 고소한 칼국수를 음미할 수 있으리라.
2022-12-29 21:07:32 -
야성숯불가든
영덕군 우곡리에 있는 숯불구이 집이지만 고기와 함께 내놓은 시레기된장을 먹어본 공무원들이 아침, 점심에도 시레기된장을 판매해달라고 하여 이후 청국장, 된장찌개, 돌솥정식 등의 메뉴가 불티나게 팔리게 되었다. 옛날에 담궈 놓은 된장이 깊고 진한 맛을 낸다. 고기구이를 시키면 쌈채소를 비롯하여 몇 가지 반찬이 나온다. 제육볶음도 맛있다. 갈비살, 등심불고기, 쌈밥, 소갈비 등의 메뉴가 있다. 모텔도 같이 경영한다.
2022-12-25 20:00:17 -
그집에오리
오리대패는 돼지대패와는 차원이 다른 담백함을 선사한다. 생오리는 보다 쫀쫀한 식감으로 식도락을 배가 시킨다. 다양한 먹조합이 가능하게끔 부추기는 불고기의 삼삼한 간은 고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김가루와 치즈를 얹은 볶음밥 또한 잊지 말자.
2022-12-25 20: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