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버21

베이커리 별천지, 손이 가는 베이커리

 옥토버21 카페는 교통이 편리한 영덕 터미널과 영덕역이 가깝고, 학교와 관공서들이 많이 밀집된 영덕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또 동해대로로 빠지기도 쉬워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가게 맞은편에는 오십천으로 이어지는 하천 덕곡천이 강변길과 함께 어우러져 솔솔한 낭만을 느끼기에도 좋다. 카페를 찾았던 겨울에 어울리게 철새나 사슴, 영덕대게 등등의 자연을 이용한 조형물이 아기자기하다. 또 연말에 어울리게 다리나 하천길이 꾸며져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카페의 주차 공간은 강변 갓길이 한적해 넉넉한 편이었다.

<옥토버21 외관>

<카페 내부>

<카운터>

 카페는 금융건물을 개조한 인상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빵 굽는 고소한 향과 커피의 향이 방문객을 압도한다. 다양한 제빵 제과의 인테리어와 향기가 별천지에 온 듯 기분을 좋게 만든다. 입구는 ㄱ자 모양으로 방금 막 나온 빵들이 우드 채반과 접시에 다채롭게 놓여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접시와 집게를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장님의 말로는 오후 1시쯤 가면 빵 종류가 제일 많은 시간이라고 한다. 보다 다양한 베이커리를 맛 볼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음료는 커피와 라떼, 에이드, 차 종류를 판매한다. 모든 가격의 표준을 점쳐 볼 수 있는 아메리카노 레귤러는 2,800원. 라지는 3,500원이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가격이 착하다. 베이커리 가격도 다른 곳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도리어 벽면에 걸린 제과 과정 졸업증서가 기대를 품게 하고, 한 눈에도 고퀄리티의 베이커리들이 가득하다. 주인장이 유학파 파티셰인 강변의 베이커리 카페라…. 슬며시 경계가 해제되며 맛과 낭만을 즐길 자세가 갖춰진다.

< 메뉴>

< 가게쿠폰>

 처음 찾은 시간이 12시 30분쯤이었는데, 아직 방문객이 없이 한가했다. 취재하기 좋다고 질문거리를 정리하는데 점심시간이 좀 지나자 손님들이 몰아닥친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방문해서 후식으로 커피와 빵을 함께 즐기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카페는 금방 사람들로 가득해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영덕읍을 찾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의 휴식처가 되는 모습이다. 카운터 옆에는 개인 이름이 적힌 쿠폰이 수십 장 걸려있다. 처음 찾는 이는 일행밖에 없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다. 카페를 방문한 단골들이 자연스럽게 각자의 쿠폰을 찾아서 적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담 없이 들러서 편하게 머물고 가는 베이커리 전문카페가 바로 옥토버21이었던 것.

카운터 맞은편으로 테이블이 4개, 또 실내 안쪽으로 큰 테이블이 두 개 갖춰져 실내 공간도 제법 넓은 편이었다. 카운터 앞에 적인 ‘사장님 친구 추천메뉴’ 라는 문구가 귀엽고 앙증맞다. 카운터 내부에는 주인장 두 분이 바쁘게 빵을 만들고 있는데, 손님이 몰아치니 일손이 부족할 지경…. 커피를 가져다 주시는데 질문을 할 틈도 없다. 겨우 짬을 내어 가게명인 옥토버21의 의미를 물으니, 바쁜 주인장께서 수줍게 한 마디 하고 가신다. 

 “아무 의미없어요. 그냥 날짜에요….”

 헉, 10월 21일은 그냥 무의미의 낭만이었단 말인가? 문득 가을이 무르익는 10월의 중순 경 뜬금없이 이 카페가 떠오를 듯도 하다.  

<다양한 베이커리>

 스페셜한 날을 기념하기 좋은 케익도 원하는 디자인으로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각자의 개성대로 꾸며진 요즘 감성의 초들도 판매를 하고, 거기에 파티용품 소품들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이런 중에도 빵과 과자가 계속 나온다. 스트레스를 날려줄 달콤한 간식으로 다양한 종류의 러스크와 머랭쿠키, 마들렌이 진열된다. 요즘 유행하는 소금빵이 카페의 베스트 메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빨미까레, 크로와상, 소세지빵, 우유모닝빵, 프레첼, 고구마크림 빵, 퀸아망, 몽블랑, 에그 샌드위치, 양파 빵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빵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자랑하며 선을 보인다. 빵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이 빙글빙글 돌아갈 수밖에…. 포장도 가능하고 먹고 갈 수도 있는데,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기에도 딱 좋다. 감각 있는 접시에 먹기 좋은 크기라 사진이 무척 정갈하게 나온다. 

< 다양한 베이커리> 

 추천메뉴인 소금빵은 어떤 맛일까? 요즘 SNS에 난리가 났다는 그 소금빵의 맛이 궁금해서 제일 먼저 입으로 가져갔다. 어라? 소금은 빵의 맛을 거들 뿐, 이름처럼 짜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소금빵에 손이 가요. 자꾸만 손이 가는 그런 맛이다. 단 게 먹고 싶은 날에는 빨미까레, 계란 마니아는 에그 샌드위치, 식빵을 좋아하면 그냥 뜯어 먹어도 맛있는 우유식빵이 좋을 듯하다.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찍어내는 프렌차이즈 빵과는 확실히 맛의 차이가 달랐다. 그래, 유학파 파티셰의 작품 아닌가? 오픈되어 있는 주방에서 갓 만든 빵들을 바로 맛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베이커리 카페의 가장 큰 장점!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 맛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위 :빨미까레 / 양파빵, 아래 : 소금빵 / 에그샌드위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빵은 모조리 뱃속으로! 다이어트 생각에 잠시 눈물이 났지만, 괜찮다. 맛있으면 칼로리 제로 아닌가?소화를 시킬 겸 가게 맞은편으로 길게 쭉 뻗은 덕곡천길을 걸으며 추억을 만들어 본다. 하천에 깔린 살얼음에 돌을 던져보기도 하고, 나무로 만든 사슴 조형물 앞에서 사진도 찍어 본다. 겨울의 한 자락이 카페 옥토버21로 인해 더욱 아름답게 꾸며진 오후였다.